계약서에 서명하는 순간, 단순한 종이 한 장은 법적 책임과 의무를 지닌 약속으로 바뀝니다.
그런데도 많은 분들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다들 이렇게 쓰는 거라서요.”
“설명 들었으니까 괜찮겠죠?”
하지만 분쟁이 시작될 때, 상대방은 말이 아니라 계약서 문장 한 줄을 꺼내 듭니다.
오늘은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핵심 요소들을 실제 사례와 함께 차분히 살펴보겠습니다.
목차
계약의 주체는 정확한가 – 당사자 확인
끝이 보이지 않는 약속은 위험합니다 – 계약 기간
빠져나갈 출구가 없는 계약 – 해지 조항
문제가 생겼을 때 누가 책임질까 – 책임 범위
조용히 숨어 있는 결정적 문장 – 특약 사항

계약의 주체는 정확한가 – 당사자 확인
계약당사자. 법적 주체. 대표자 권한
계약서를 펼쳤을 때 가장 먼저 보셔야 할 것은 누가 누구와 계약을 맺는지입니다.
의외로 이 부분을 가볍게 넘기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회사 이름만 있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이 질문에서 분쟁의 씨앗이 시작됩니다.
계약의 당사자는 개인인지, 법인인지, 혹은 법인의 대표자가 맞는지까지 명확해야 합니다.
특히 법인의 경우, 실제 계약을 체결할 권한이 있는 사람인지 확인하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사례
한 임대인이 법인과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계약서에는 직원 개인 명의로 서명이 되어 있었습니다.
임대료 연체가 발생했을 때, 임대인은 법인을 상대로 책임을 묻고 싶었지만, 법원은 “계약 당사자가 다르다”며 개인 책임만 인정했습니다.
이처럼 이름 하나, 직함 하나가 결과를 완전히 바꿔 놓을 수 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약속은 위험합니다 – 계약 기간
계약기간 · 자동연장 · 종료 시점
계약 기간은 단순한 날짜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 기간 동안 얼마나 묶이게 되는지, 그리고 언제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를 의미합니다.
특히 주의하셔야 할 부분은 ‘자동 연장’ 문구입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문장 하나로 계약이 계속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례
프랜차이즈 가맹 계약을 체결한 자영업자가 계약 종료 후 간판을 바꾸려 했지만, 계약서 하단에 있던 자동 연장 조항 때문에 위약금을 요구받았습니다.
“기간이 끝난 줄 알았는데요?”라는 말은 계약서 앞에서 힘을 잃습니다.
기간은 숫자가 아니라 구속력이라는 점,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빠져나갈 출구가 없는 계약 – 해지 조항
해지 조건 · 위약금 · 사전 통지
계약을 체결할 때는 모두가 낙관적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늘 변수로 가득합니다.
그래서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만약 중간에 그만두고 싶어지면?”
해지 조항은 그 질문에 대한 유일한 답입니다.
해지가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위약금은 얼마인지 반드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사례
온라인 광고 계약을 체결한 소상공인이 효과가 없다고 판단해 중도 해지를 요청했지만, 계약서에는 ‘해지 불가’ 문구가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결국 광고를 쓰지 않으면서도 비용은 끝까지 부담해야 했습니다.
해지 조항은 계약의 비상구입니다.
비상구가 잠겨 있는 계약은 언제든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누가 책임질까 – 책임 범위
손해배상 · 책임 제한 · 면책 조항
계약서에는 반드시 책임의 경계선이 존재합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누가 어디까지 책임지는지 명확하지 않다면 분쟁은 감정싸움으로 번집니다.
특히 손해배상 범위와 책임 제한 조항은 꼼꼼히 보셔야 합니다.
“상대방의 책임은 없다”는 식의 문구가 있는지도 살펴보셔야 합니다.
사례
시설 관리 계약을 체결한 건물주가 화재 피해를 입었지만, 계약서에는 관리사의 책임을 ‘고의 또는 중과실’로 제한하는 조항이 있었습니다.
결국 대부분의 손해를 건물주가 떠안게 되었습니다.
책임 조항은 사고가 났을 때 읽는 문장이 아니라, 사고를 대비해 미리 읽어야 할 문장입니다.
조용히 숨어 있는 결정적 문장 – 특약 사항
특약사항 · 우선 적용 · 해석 기준
특약은 계약서의 ‘메모’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장 강력한 조항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 조항보다 특약이 우선 적용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특약이 대충 작성되거나, 구두로 설명된 내용을 믿고 넘어가는 경우입니다.
사례
매매 계약 당시 “하자는 매도인이 책임진다”는 말을 믿고 계약했지만, 특약에는 ‘현 상태 기준 매매’라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하자 보수 책임은 매수인에게 돌아갔습니다.
특약은 계약의 숨은 얼굴입니다.
읽지 않으면 보이지 않지만, 분쟁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드러납니다.
마무리:
계약서는 어렵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 아니라, 중요하기 때문에 어려운 척하는 문서입니다.
서명은 10초면 끝나지만, 그 결과는 몇 년을 따라다닐 수 있습니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생각 대신,
“이 문장이 나중에 어떤 의미가 될까?”라고 한 번만 더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계약서 앞에서는 조심스러울수록 손해 보지 않습니다.
그 조심스러움이 결국 가장 현실적인 보호막이 되어줄 것입니다.